[뮤지컬] 위키드 "What is this feeling"에서 "밥맛"으로 해석된 "loathing"에 대한 탐구
제목이 너무 거창하다. 하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밥맛"이라는 가사에서 자꾸 "로딩"이 들리는데, 그 로딩이 그 로딩loading인가 하는 궁금증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로딩은 loathing이었다.
인터넷에 loathing을 검색하면 꽤 쎈 표현인 것을 알 수 있는데, 뜻이 "증오", "혐오"라고 한다. 이렇게 쎈 표현을 단순히 "밥맛"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적합한 해석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답은 "그렇다"이다.
"loathing"은 영어 원어민들에게도 상당히 강한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로, 기본적으로 "혐오"나 "증오"처럼 강한 부정적 감정을 표현하지만, 그 강도는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실제로 이를 일상 회화에서 사용하면 상당히 강한 감정으로 받아들여진다고 한다. "I loathe it"이라고 말하면 정말 깊은 혐오를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노래나 코미디 맥락에서 사용될 경우 과장된 표현으로 이해되어, 다소 가볍고 유머러스한 톤으로 전달될 때가 많은 듯하다.
위키드의 "What Is This Feeling?"에서 나오는 "loathing"은 노래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캐릭터 간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보는 것이 맞다. 두 주인공이 서로에 대한 첫인상을 극적으로 부풀려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혐오"나 "증오"처럼 심각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아마, (정확한 비유는 아닐 수도 있지만) 한국어로도 "혐오"가 굉장히 쎈 표현이지만, "극혐(=극도로 혐오스러움)"은 일상적으로도 쓰기도 하니 이와 비슷한 경우이지 않나 싶다.
따라서 loathing을 한국어로 "밥맛"이라고 번역된 것은 상황에 맞춘 의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